2008년 11월 18일 화요일

Don't forget.. No68 <1>


불꽃같았던... No68
영원한 giants 염종석 이야기..



"사직에서 고향 분들의 응원을 업고
마운드에 오르는 기분이 어떤지 아십니까?

저는 사직이 좋습니다.

롯데를 떠나면 야구 그만 해야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직구장에 먼저 나와서 훈련하는 것과
밤늦게 남아서 훈련하는 것뿐입니다.
마운드에서요?
힘이 닿는 데까지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 자신을 던져야겠지요 "




"다시는 공을 제가 못 던져도 좋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지금 나가게 해주십시오"
--99년 플레이오프때--



"팬들께서 기다려 주시면 반드시 돌아옵니다.
제가 살아있다
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죽을 각오로 부활하겠습니다.

제가 마운드에서 다시 공을 뿌리겠습니다. "


"물론 10승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10승을 한동안 못했다고 해서,

꼭 10승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부산 팬 분들께서 즐거워하시고, 찾아주시면 됩니다.

그동안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죄송했습니다 "




"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제가 필요하다고 불러주시면 등판할 것입니다.

1992년 당시 그때 그렇게 던진 것에 대해서
단 한 번 도 저는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그때처럼 다시 던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저는 그때 너무 행복했습니다"



"팬들에게는 배가아파서 내려왔다고 기사써주세요.."

--어깨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온후 기자에게--


11월24일 방출후 첫 인터뷰 기사 -스포츠조선-

-방출을 받아들
이기 힘들었을텐데요.

▶너무 황당해서 왜 내가 방출되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 참 기가 막히더라구요.

제 인생에서 절반 가까이를 롯데맨으로 살았는데

떠난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어린애처럼 떼도 써 보고 싶었지만

눈물을 흘리는 게 너무 부끄러워 그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감독이라도 비슷한 실력이면

젊은선수를 쓰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날 하루가 무척 길었을 것 같은데
가족들도 많이 힘들었겠습니다.

▶와이프가 야구장으로 와서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사직구장이 보이는 식당이었는데

더이상 저기서 뛸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와이프 앞에서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와이프는 담담하게 받아들이자며 오히려 저를 많이 위로하더군요.

그래서 속으로 '강한 여자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잠을 자다가 침대가 울렁거려 일어나 보니

와이프가 이불속에서 울고 있더라구요.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92년 혜성처럼 나타나 일약 스타가 됐습니다. 그때 생각나시죠.

▶고등학교 졸업하고 전지훈련때 당시

강병철 감독님이 불러서 집안이 힘들다고 들었다며

야구만 열심히 하라고 하셨습니다.

2군서 시작하겠구나 생각했는데 개막을 앞두고

집에 있다가 전화를 한통 받았습니다.

개막 엔트리에 제가 선발로 들었다는 기사가 났다는 겁니다.

그 길로 슬리퍼를 신고 버스 정류장 두 개를 달려

스포츠 신문을 사 봤습니다. 1면에 제 기사가 나왔더라구요.

그때 엄마랑 부둥켜 안고 얼마나 울었던지.

그때부터 정말 어금니 꽉 깨물고 야구를 했습니다.

옛날 이야기를 하는 동안 검은 안경테 사이로

반짝이는 물방울이 스쳐 보였다.

눈을 계속 깜빡거리며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다른 구단에서 연락이 왔다면

선수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사실 통산 100승에 7승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당연히 기록에 대한 욕심도 있습니다.

그런데 원정팀 버스를 타고 사직구장에 와서

부산팬들 앞에서 상대팀 마운드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롯데 자이언츠가 제 가슴속에 너무 깊이 새겨져 있는 것이죠.

해외 연수를 다녀와서

롯데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래서 여전히 고민중에 있습니다.

-아직 진로를 확실히 결정하지 못했는데

향후 계획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저도 무척 답답합니다. 롯데에서 지도자 연수를 보내준다면

과감하게 은퇴할 마음이 큰 게 사실입니다.

아직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하게 되더라도

롯데팬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동안 부산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염종석이 잠시 다른 길을 걷더라도

반드시 다시 롯데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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